그동안 글을 쓰지 않은 이유

1. 무슨 일이 있었는가….

너무 오랜만에 글을 써서 굉장히 어색하다.

3월부터 8월까지 대략 5개월간 글을 못 썼다.

작년 7월부터 오늘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살면서 가장 힘든 시간들이었다.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지인에게 ‘사기’를 당했다.

모아놓은 재산도 없어지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빚도 생겼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지만 그것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몇 달간 거의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또 어떻게든 연락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하루에 몇 십 번씩 전화하는 것도 힘들었다.

당연히 한번에 바로 통화 연결이 될 리 없기에 몇 시간씩 통화연결음만 듣기도 했다.

나중엔 통화연결음만 들어도 숨이 안 쉬어지고 심장이 아팠다.

그 와중에 몇번이고 멘탈 잡고 알고리즘, 네트워크, 운영체제 공부하면서 OPic도 땄는데… 결국 올해 4월에 한계에 도달했다.

정말 죽을거 같아서 되든 안되든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로 마음먹었고 8월이 넘어서야 겨우 일단락되었다.


민사가 아닌 형사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말 어렵다.

특히나 평소에 알고 지내던 지인 상대로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란 정말 어렵다.

다행히도 주변 다른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증거를 모을 수 있었다.

(착하게 살았기에 사기당하고 착하게 살았기에 도움받는 아이러니…)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결국 자백을 받을 수 있었다.

걱정해주고 도움도 준 지인들에게 감사하다.


일단 상황파악은 끝났고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서 잠정적으로 합의하고 서류 작업도 끝났다.

(초범도 아니고 조사 중인 다른 사기 사건도 있어서 좋은 조건으로 합의할 수 있었다.)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시 중지한 강제집행과 형사 고발을 이어서 진행할 예정이다.

어쨌든 나의 어리석음, 안일함, 망설임으로 시작된 일인 만큼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

당분간 쿠팡 알바를 하면서 취업활동을 병행할 거 같다.

일요일에 쿠팡 알바를 처음 갔는데 다음날 온몸에 근육통이 심해서 수요일 근무를 취소했다.

아 진짜 빨리 취업해야겠다ㅋㅋㅋ.


올해는 정말 세상이 나를 저주하는 것만 같았다.

사기를 제외하고도 힘든 일들이 여럿있었다.

힘든 시간을 버텨낸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 특히 아버지께 너무 감사하다.


1년 2개월 동안 시달리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화가 났고 조금 지나선 모든 것이 허무해졌다.

뭐든 굳이 해야 할 이유를 못 찾고 방황했던 거 같다.

하지만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사람, 버스 기사님, 심지어 폐지 줍는 어르신들까지 자기 인생을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살면서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 귀찮고, 힘들고, 무섭고, 부담되는 일들은 많이 피했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이유를 못 찾았기 때문이다.

누군한테 말한 적 없지만 “인간은 왜 사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가?” 철들기 시작한 고2 때부터 묶은 오래된 고민이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하자, 내심 마음속으로 “인생이란 원래 별것 없으니, 그저 순간순간의 즐거움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여기게 되었던 거 같다.

지난 1년 동안 힘든 일을 겪으며, 돈이 많든 적든, 잘 생기든 못 생기든, 좋은 직장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깨달았다.

나도 10년이나 망설였으니, 이제는 충분한 거 같다.

앞으로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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