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회고


25년 여름 나뭇가지 위 고양이
25년 여름 나뭇가지 위 고양이

25년은

오늘은 남매지를 걸으며 25년도를 되돌아 보았다.

걷다 서다를 반복하며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1) 한마디로 최악이다.

2025년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최악’, ‘밑바닥’이다.

너무 힘든 한 해였다. 다사다난 했고 나는 정말 정신적, 신체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어쨋든 절정에 달했던 8월을 지나서부턴 조금씩 좋아졌다.


2) 가끔은 나쁜 사람이 될 필요있다.

애매하게 행동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지금까지 좋은 사람들만 만나서 1을 주면 2를 받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1을 주니 -1을 주는 사람을 만났다.

인생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복이지만, 나쁜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 더 큰 복이란 것을 배웠다.

인생을 착하게만 살 수 없다.

내가 만약 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려 돌아가셨다는 전화에 쉽게 동정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제 막 고아가 된 사람을 매몰차게 무시하기엔 내가 너무 물렀다.

잔인하지만 정말로 그 부모가 죽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안일함이 값싼 동정심이 24년, 25년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3) 할 수 있는 것

내 나이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도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오랜시간 갈등했다.

그런데 밑바닥을 찍고서야 답을 내릴 수 있었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아닌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들어지니 자연스레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그냥 오늘 하루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4) 희망이 있으면 버티더라

24년 7월부터 15년 8월까지 거의 1년을 시달렸다.

매일 “내일이면 다 해결될거야”라며 버텼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이 있으면 버틸 수 있더라.


5) 과정이 보상이 되는 삶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자극적인 결과보다 밋밋한 과정 속에 산다.

돌아보니 성공이라는 결과보다는 실패하는 과정이 더 재미있고 가치있더라.

결과에 상관없이 하고 싶고,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6) 조바심

나는 성격이 급하다.

겉으로 느긋하게 행동하지만 사실 속으론 누구보다 여유가 없다.

마음이 급해서 ‘느리지만 꾸준하게’를 못한다.

조바심에 쉴 때 못 쉬고, 할 때 못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금방 과부하된다.


26년에는

1) 불확실성을 견뎌라.

고2 여름방학 때 AI와 로봇을 연구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게 약 10년 전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기회를 놓쳤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변화했다.

사실 조금만 용기를 냈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타협했다.

적당히, 남들 하는 것처럼, 조금더 안전하게.

지금에서야 깨닫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남들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지나고보니 언제든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위험하더라.

남들과는 다르게 색다르게 미친듯이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

불확실성에 매순간 불안하겠지만 견뎌야 한다. 어쩔 수 없다.


2) 애쓰지 말기

의지력으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5년에 뼈저리게 배운 것이 있다.

사람 한명의 힘은 작고 미약하다.

5대5 게임인 롤에서도 매번 혼자서 캐리할 순 없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다.

하물며 더 크고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없다.

결국 받쳐주는 힘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세상과 발 맞춰 가야하는 것이다.

혼자서 흐름을 바꿔내는 것은 힘들다.

흐름을 이용해야 한다.

흐름에 내 힘을 실어야 한다.

나의 힘을 세상의 힘에 실어야 한다.

노를 저어서는 대양을 건널 수 없다. 돛을 달아야 한다.


3) 순항 속도

요즘 다시 달리고 있다.

뛸 때마다 거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KM로 시작해서 5KM까지 늘렸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속도를 줄인다.

포기하거나 속도를 조절하거나 그외 다른 선택권이 없다.

최고 속도로 가면 얼마 못 간다.

순항 속도로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행동과 생각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4) 진짜 리스크

다 잃어보니 알겠다.

진짜 리스크는 ‘시간’이다.

돈도, 좋은 직장도, 명예도, 인간관계도 결국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시간은 늘 부족하다.

내 시간은 나를 위해서 써야 한다.

유튜브, 웹툰, 게임에 낭비해서도 안된다.

다른 사람에게 헐값에 팔아도 안된다.

최대한 나를 위해서 잘 써야 된다.


5) 시대예보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시리즈를 읽었다.

책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앞으로 경량문명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나는 핵개인이 되야한다.

조직은 더이상 사람을 뽑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접 매출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혼자서 기획, 설계, 구현, 배포, 마케팅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소프트에어 엔지니어가 아니라 프로덕트 빌더가 되야한다.

직접 컨텐츠 또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6) 새로운 희망

분명 쉽지 않을거다.

그렇지만 25년 밑바닥을 찍었을 때도 희망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26년에는 앞으로 5년 10년을 버틸 희망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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